[2023 가을] 통권 201호 창작과비평 / 작가조명 / 현기영 장편소설 『제주도 우다』(전3권)

[작가조명] 애도의 공동체로 돌려주는 일상의 깊이 #백영경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대담집 『다른 의료는 가능하다』 및 공저서 『간병이 돌보는 세계』 『코로나 팬데믹과 한국의 길』 『마스크가 말해주는 것』 『배틀그라운드』 등이 있다.

제주도 우다 창작과비평

 

화제:4·3과 제주라는 공동체 7월 8일 장편 소설”제주도 우다”(장 비 2023)을 출판한 직후인 현·기 연 작가의 책 톡이 제주 문학관에서 열렸다.제주라는 얕은 인연을 믿고 작가의 조명 인터뷰를 맡기로 해서 부담이 커진 차량이었다.아무래도 제주에서 듣는 작가의 이야기는 뭐가 달라도 너무 다른 것 아니냐고 생각하고 그 자리를 찾았다.북 토크의 분위기는 뜨거웠다.제주 문학관 개관 이후 보조 의자를 놓아도 자리가 없도록 대강당이 가득 찬 것은 처음이라며 주차장은 물론 도로변까지 차를 세운 곳이 없을 정도로 성황이었다.제주 문화 예술계에서 아는 사람들이 모두 참가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들이 함께 모이는, 일제 시대부터 4·3항쟁에 이르는 제주의 역사를 3권의 역작으로 출판한 82세의 작가를 환영했다.생애를 통해서 제주와 4·3을 작품으로 썼던 작가이지만 4·3을 본격적으로 다룬 장편은 처음이라고 말했다.형·기 연 작가에게도 4·3이란 그리 쉽지 않은 주제였다는 말이다.마이크를 잡은 작가는 웃으면서”제 소설, 네?”라고 입을 열었다.다른 무엇보다 이 4,5년간 사투를 벌였던 장편을 마쳤다는 홀가분한 마음이 큰 듯했다.나이를 먹으면 겸손하기 어렵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동시에 본인은 단지 4·3의 일부를 다룬 뿐이라는 얘기에서 신중함도 느껴졌다.해방기의 제주가 4·3이란 역사적 소용돌이에 나가게 된 원인을 나름대로 탐색하면서 사건을 총체적으로 다루어 보려 했으나 4·3은 인간의 언어로 묘사에는 너무 압도적인 비참함이라는 것이다.작가는 북 토크 사이,” 어두운 방 안에서 코끼리를 더듬었다 같은 것”이란 표현을 반복했다.젊었을 때는 4·3의 수난을 주로 다루고 있었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항쟁을 하고 싶었습니다.”탄압이면 항쟁이다”라는 슬로건이 웅변하듯, 수난과 항쟁은 떨어지지 않습니다.이번 제가 한 것은 4·3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탐구입니다.역사가의 탐구가 이성의 작용인 것을 추구한다면 문학가의 탐구는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진실을 추구합니다.4·3의 희생자가 3만명이라고 하면 문학하는 사람에게 4·3은 3만개의 사건입니다.인물을 만들어 현장에서 살게 하며 그들에 대해서 가면 왜 항쟁에 이르는지 알아요.그렇게 내 방식으로 4·3을 탐구한 것이 이번 작품입니다.https://web-japan.org/kidsweb/explore/korean/korea/images/%E4%B8%89%E6%A8%A9%E5%88%86%E7%AB%8Bk.png

그가 발견한 키워드는 제주”공동체 주의”이다.작가는 그 때는 분명히 존재했지만 지금은 사라진 제주 공동체를 그리워하면서 지금 제주가 대한민국의 일부라고 해도 중앙 정부와 거리를 두고”완전한 독립”과 “자치권”을 얻기를 희망했다.국가 속의 자치 공동체가 4·3당시 제주 사람들이 꿈꿨던 이상으로 4·3정신을 지금 이 자리에서 실현하는 길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그는 “자본주의 일색의 육지와 달리 헤테로토피아”로 제주를 꿈꾸며 이번 소설도 사라진 제주 공동체를 회복하는 대안적 삶에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거듭 강조했다.4·3은 이념 아닌 “공동체적인 투쟁”입니다.이념적 문제도 물론 있지만 육지 경찰과 군대, 서북 청년단, 미 군정의 같은 외부의 침략자에 대항해서 제주 공동체가 똘똘 뭉쳐서 일으킨 항쟁입니다.

민중이 단순히 이념 때문에 봉기할 것은 없다고 4·3제주에 다가온 생명의 위협 앞에서 민중이 “공동체 주의”에서 대항한 사건이라는 해석을 들으면서 작가가 생각하는 이념이란 무엇인가 궁금했다.공동체 주의는 이념이 아니라는 것?왜, 생존과 이념의 문제를 분리하려는가.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제주 공동체는 어떨까.고민은 또 많았다.4·3이 제주의 경계를 넘어 전국화하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것도 좋지만 그 과정에서 사라지는 부분은 아닐까.작가가 원하는 대로 4·3의 기억이 미경험세대에까지 전승되려면 그 기억의 내용은 뭐가 돼야 하는지 과연 기억의 전승은 어떤 방법으로 어느 정도 가능한지 생각할수록 쉽지 않은 질문이 뒤를 이었다.인터뷰에 도움 될까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간 북 토크의 자리는 그렇게 어려운 질문만 남긴···)어떤 기억을 어떻게 전승하나 『 제주도 우다 』은 1943년부터 개방을 거쳐서 눈이 많이 왔다는 1948년 겨울까지 다루고 있지만,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형식으로 소설의 시작과 끝을 여는 것은 주인공 앤·장 세 손녀 부부인 안·영 미와 임·장 군이다.그들은 언니와 외삼촌을 한꺼번에 잃고 그 자신도 죽음의 입구 바로 앞까지 갔다는 안·영 미의 할아버지 안·장 세를 중심으로 그가 십대 중반에 경험한 4·3을 다큐멘터리로 다룬다고 생각한다.이는 “제주도 우다”의 중요한 주제가 4·3의 원인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지만 4·3을 직접 체험하지 못한 세대에 대한 기억 전승도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고 있다.안·장 세는 4·3이 부셨다 제주에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털어내고 아이를 키우며 사는 것에 집중하겠어.내 안에 존재하는 잔혹한 기억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한때 폭음을 일삼아 나이가 든 후는 세상의 삶에 거리를 둔 채 입을 다물고 야채를 돌보다.안·장 세는 손녀 부부의 간곡한 설득에 힘입어 그동안 쌓인 감각과 기억을 10일 동안 울면서 탈진한다.작가의 말을 빌리자면”기억의 자살과 타살을 뚫고 순간”이다.”저는 처음부터 죽은 사람이다.그 사태 때 이미 죽은 사람이니까.너희들의 눈에는 내가 살아가는 사람에게 보이지만, 나는 환영이다.이미 죽겠다는 것이다”(1권 19면)라고 하는데 그렇게 안 말해마사요는 입을 다물고 살던 그 안 마사요는 이미 다른 인물임은 분명하다.스스로 끄고 잊었던 기억, 기억해서 말하면 아이까지 가만두지 않겠다고 위협했던 탄압의 공포를 극복한 안 마사요는 정 말 길(정·두 길)가 준 만년필을 손녀 안 에미(코오롱·영 미)다.자신이 꺼낸 기억을 계속하는 책임을 후대에 맡기상징적 행위인 셈이다.에필로그부의 3권은 슬프다.작가가 그렇게 꼼꼼히 묘사한 해방 전후의 일상성도 사라지고 천천히 천천히 한 사람 한 사람이 품었던 젊은 꿈을 다룬 작품의 전개는 갑자기 빨라진다.주인공들 역시 곧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 읽는 것이고 슬픈 되지 않을 것이다.작가는 정 말 길(정·두 길), 탈리아에 장엄한 죽음도 불허한다.그들의 사랑이 싹트는 장면을 묘사하면서는 해돋이 무렵 선상에서 돌고래까지 출연시키고 특별한 낭만을 준 것과는 대조적이다.대지에 안겨서 잠에 빠질 뻔해무장대의 죽음은 오히려 너무 큰 것이 아니라 더 깊은 아파서 닿는다.작가가 이러한 마무리가 정말 좋았어”이라며 한마디를 덧붙였다.”거기까지는 그들이 나무로 초서로 물로 이 제주의 어딘가에 지금도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어 슬프지만 그래도 따뜻하고 좋던데요.그러나 영미 부부는 큰 못 미더우신가요.다큐멘터리가 잘 나올까 합니다.실은 4·3을 다루는 시시한 작품도 많잖아요.”비문학 전공자에서 나오는 예상 밖의 질문에 작가는 잠시 웃으면서 대답했다.4·3을 감당할 수 없는 비참함입니다.학살의 양상만 나열해서는 곤란합니다.나도 가능하면 사용하고 싶지 않았습니다.드러내만으로도 독자는 불편할지도 모릅니다.너무 슬프고 처참하니까.그래도 쓰지 않을 수 없고 썼습니다.이 슬픔 이 재앙을 기억하고 앞으로 이런 일은 두번 다시 일어나서는 되지 않으면 독자를 설득하려면 공감이 필요합니다.과도한 애도는 독자가 참지 못하고 공감과 연민이 무화 하는 일이 있습니다.향후 4·3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취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소설의 경우, 일화 하나만으로도 그것을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새로운 작품이 나올 수 있습니다.총체적으로 취급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현재와 연결 방식도 자유로워야 할 거예요.아우슈비츠 문학을 보면 새 작품이 끝없이 나옵니다.제가 좋아하는 것은 베니니의 영화”인생은 아름다운 “(1997) 같은 작품입니다.슬프면서도 웃음이 있고, 웃어도 슬프고.원래 제주의 장례 문화도 그렇습니다.우리 아주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분구를 만들고 그 옆에서 장구를 치며 놀았습니다.지나친 애도와 슬픔은 상주도 너무 힘들어요.웃음, 유머가 필요합니다.4·3은 어두운 방안의 큰 코끼리입니다.얼마든지 새로운 방식으로 다룰 수 있습니다.

작가 자신도 “아직 다 쓰고 있지 않은 말이 많다”라고 말했다.4·3을 소설로 쓰는 것은 이제 안 하도록 하되 에세이로 쓰는 말이 많다고.4·3이후 노골적으로 말하지 못 했던 시대에 어떻게 서로 대화를 나눴는지 궁금했다.잠시 생각하던 그가 ” 그렇습니다.아줌마들이 그 이야기를 하던 목소리, 분위기가 있었습니다.목소리를 낮추고 소근 소근 소근 소근 소근 소근 말했다.그가 그때 거기서… 그렇긴…이런 얘기를 하면 그때의 얘기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오늘에 이르러서는 마치 그 시기에 침묵밖에 없었던 것처럼 묘사되지만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고도 제사와 굿, 혹은 일상의 분위기를 통해서 4·3은 드러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현재 진상 규명 작업에 부족한 것은 증언과 기록뿐 아니라 침묵 속에서도 존재했던 경험을 읽는 귀과 눈 것이다.어느새 시간이 지나서 이야기를 끝내려 했지만마지막으로 질문을 던졌다.”영미가 다큐멘터리를 찍는 것이 참 좋죠?오히려 『 제주도~우리의 길~』을 가지고 극 영화를 찍는 게 좋겠어요?”현·기 연 작가는 웃으며 대답했다.”4·3공부도 많이 했다고 말하고 안·장 세 할아버지가 말도 잘 해서 잘 할 수 있을까요.”사실은 소설이 안·장지만 영미 부부에게 들려줄 이야기라는 구성을 취하고 있으므로 이 질문은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것이기도 했다.그러나 왜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극영화를 찍은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지 곰곰이 돌이켜보고 깨달았다.작가가 그린 세계는 그가 일생을 바치고 보고 듣고 이야기를 수집하고 자료를 모아 연구하고 쓴 결과이자, 한 인물의 증언만으로는 복구할 수 없는 세계였다는 것을이다.혹시 최근 4·3을 다루는 많은 작품에서 때 아쉬움을 느끼는 이유는 바로 그 부분이 빠진 탓이라는 생각도 했다.4·3이전, 제주 사람들이 어떻게 울고 웃고 부르고 춤추며 살았는지, 무슨 일로 생계를 세우고 뭘 믿고 우러러 보면서 살았는지 그런 일상의 깊이이다.4·3이후 제주의 공동체는 저항의 기억을 지우고 애도에 몰두하기 위해서 실은 그 당시 제주도 역시 일상적인 시간 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오래 잊고 있었다.그런 면에서 4·3의 비극성은 이후 계속된 삶과 일상이 그 시기의 참혹한 기억과 분열의 경험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는 점에 있었던 것이다.형·기 연 작가가 한일은 바로 애도만으로 남은 제주 공동체에 일상을 돌려줌으로써 외에 약동하는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새로운 공동체의 실마리를 던진 것 아닌가.

계간 창작과 비평(창작과 비평 소개 『 창작과 비평 』을 읽는 창작과 비평 주간 논평 구독 검색 로그인 창작과 비평 ← 목록에서 웹 북에서 보면 → 스크랩 작가 조명 애도의 공동체에게 돌려주는 일상의 깊이 백·연경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대담 집 『 다른 의료는 가능하다 』 및 공저서 『 손이 돌보는 세계 』 『 코로나 팬데믹과 한국의 길 』 『 마스크가 말하되 』 『 배틀 그라운드 』 등이 있다[email protected]주제:4·3과 제주라는 공동체 7월 8일 장편 소설”제주도 우다”(장 비 2023)을 출판한 직후인 현·기 연 작가의 책 톡이 제주 문학관에서 열렸다.제…magazine.changbi.com

계간 창작과비평×창작과비평 소개 ‘창작과비평’ 읽는 창작과비평 주간논평 구독검색 로그인 창작과비평←목록으로 웹북으로 보기→스크랩작가 조명 애도의 공동체로 돌려주는 일상의 깊이 백연경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대담집 『다른 의료는 가능하다』 및 공저서 『돌봄이 돌보는 세계』 『코로나 팬데믹과 한국의 길』 『마스크가 말하는 것』 『배틀그라운드』 등이 있다. paix@jejunu. ac.kr 화제:4·3과 제주라는 공동체 7월 8일 장편소설 ‘제주도 우다'(창비 2023)를 막 출간한 현기영 작가의 북토크가 제주문학관에서 열렸다. 제…magazine.changbi.com

제주도 우다 1~3세트 – 전3권 저자 현기영출판 창비 출간 2023.07.03.

제주도 우다 1~3세트 – 전3권 저자 현기영출판 창비 출간 2023.07.03.

창작과비평 201호 – 2023. 가을 저자 창작과 비평 편집부 출판 창비 발매 2023.08.24.#제주도우다 #현기영 #장편소설 #창작 #작가조명 #2023가을 #통권201호 #창작과비평

error: Content is protected !!